칼럼 · 2026-07-28
국토부에서 청약 소명자료를 요구받았습니다 — 부양가족 실거주 조사, 지금 정리해야 할 것
지난 5월,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이 부정청약 당첨자 전수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대상은 2025년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규제지역의 모든 분양단지와 기타지역 인기 단지를 합쳐 43개 단지, 약 2만 5천 세대입니다. 청약가점제 만점 통장 당첨자, 그중에서도 부양가족 수가 4명에서 6명인 당첨자를 중심으로 부모와 자녀의 실제 거주 여부를 확인합니다. 현장점검 인력은 8명에서 15명으로 늘었고 단지별 점검 기간도 최대 5일까지 확대됐습니다.
조사 강도가 이전과 다르다는 뜻이고, 그 결과 소명자료 제출을 요구받는 분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통보를 받으셨다면 먼저 확인할 것은 이것이 어느 단계인가입니다. 이 요구는 아직 형사절차가 아닙니다. 행정 단계에서 자격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이고, 여기서 정리되면 그대로 끝납니다. 반대로 여기서 정리되지 않으면 수사의뢰로 넘어갑니다. 지금 제출하는 자료 한 묶음이 그 갈림길에 놓여 있습니다.
무엇을 검증하고 있나
이번 조사가 무엇을 보는지부터 정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조사 항목은 위장전입, 위장결혼과 위장이혼, 통장과 자격 매매, 문서위조 등 청약자격을 조작한 사례 전반이지만, 무게가 실린 쪽은 부양가족의 실거주 여부입니다. 검증에 쓰이는 자료가 구체적입니다. 부모의 실거주지는 3년치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받아 실제로 다닌 병원과 약국이 어디에 있는지로 특정합니다. 성인 자녀는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와 직장 소재지로 생활 근거지를 추정합니다. 여기에 부양가족의 전월세 내역까지 확인합니다.
정리하면, 주민등록상 주소가 어디로 되어 있느냐를 묻는 것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생활 흔적이 어디에 찍혀 있느냐를 봅니다. 등본만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같은 자료가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읽힙니다
병원과 약국은 사람이 아픈 곳 근처에서 갑니다. 3년치가 쌓이면 그 사람이 실제로 어디서 생활했는지가 통계처럼 드러납니다. 조사기관이 이 자료를 앞세우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그 반대 방향의 일도 자주 벌어집니다. 실제로 함께 살았는데도 부모님이 수십 년 다니던 병원을 그대로 다녔다는 이유로 다른 곳에 산 것처럼 읽히는 경우입니다. 거꾸로 이사 직후 근처 의원에서 받은 진료 기록 몇 건이 설명의 방향을 바꾸기도 합니다. 같은 자료가 불리하게도 유리하게도 읽힙니다. 자료를 내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어떤 자료를 어떤 순서로 붙여 설명하느냐가 갈립니다.
자료를 안 내는 것은 방어가 아닙니다
요구에 응하지 않는 선택을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것은 방어가 아닙니다. 요구받은 서류를 제출하지 않는 것 자체가 수사의뢰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대응하지 않는 쪽을 택하면 사건을 행정 단계에서 형사 단계로 넘기는 결과가 되기 쉽습니다. 국토부는 부정청약으로 확정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계약 취소와 분양가 10퍼센트에 해당하는 계약금 몰수, 10년간 청약자격 제한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형사와 행정과 민사가 함께 움직이는 구조이므로, 첫 제출물이 이후 절차 전체의 출발선이 됩니다.
소명 단계에서 반복되는 세 가지
소명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보게 되는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요구받은 서류만 그대로 내는 것입니다. 요구 목록은 조사기관이 의심하는 지점을 기준으로 만들어집니다. 그 목록만 채우면 상대가 짜 놓은 틀 안에서만 답하게 됩니다. 실제 생활을 보여주는 자료는 대개 요구 목록 바깥에 있습니다.
둘째, 사정을 길게 쓰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서술할수록, 주소와 실거주가 달랐다는 사실을 스스로 정리해 주는 문서가 되기도 합니다.
셋째, 통화로 먼저 답해 버리는 것입니다. 담당자와의 전화에서 나온 말이 이후 서면과 어긋나면 그 어긋남 자체가 다음 질문이 됩니다.
소명자료 요구는 결론이 아니라 절차의 초입입니다. 이 단계에서 무엇을 어떻게 냈는지에 따라 행정 단계에서 정리되기도 하고 수사 단계로 넘어가기도 합니다. 통보를 받으셨다면 제출 기한부터 확인하시고, 그 기한 안에 어떤 자료로 어떤 사실을 보여줄 것인지를 먼저 설계하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판단은 사건마다 다르므로, 변호사 상담을 통해 정확히 검토하시기 바랍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