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2026-08-04
국토부 수사의뢰서, 경찰이 안 보여줄 때

김효습 대표변호사
경찰 출신
부정청약 사건은 대개 국토교통부의 수사의뢰로 시작됩니다. 경찰이 자체적으로 인지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면 출석 통지를 받은 사람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하나입니다. 국토부가 나를 왜 의심했는가.
그게 적혀 있는 문서가 수사의뢰서입니다.
그 안에 뭐가 적혀 있나
저희가 공개받은 수사의뢰서들을 보면 대체로 이런 항목이 들어 있습니다.
청약 신청과 당첨 경과, 주민등록상 전입신고된 주소, 국토부가 실제 거주지로 의심하는 주소, 우편물 수령지, 그리고 그 사람에게만 있는 특유한 기록입니다. 협의이혼 기록이 근거로 적힌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토부 나름의 판단 근거가 붙습니다. 전입한 주소와 직장 사이의 거리, 배우자와 자녀가 어디에 살고 있었는지, 어린이집이나 학교가 어디였는지 같은 것들입니다.
조사에서 나올 질문이 여기 거의 다 들어 있습니다.
이걸 안 보고 조사실에 들어가면 처음 보는 자료를 놓고 즉석에서 답하게 됩니다. 그 자리에서 나온 답이 조서에 남고, 나중에 자료를 찾아 보완하려 해도 이미 진술이 앞서 있습니다.
청구 절차와 기한
정보공개청구로 받습니다.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서에 하시면 되고, 온라인은 정보공개시스템(open.go.kr)에서 처리됩니다.
기한은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공공기관은 청구를 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그 기간이 끝난 다음 날부터 10일 범위에서 한 번 연장할 수 있고, 연장하는 경우 사유를 지체 없이 문서로 알려야 합니다.
즉 길게 잡으면 20일입니다. 출석 일정과 겹칠 수 있는 기간입니다.
문제는 처분이 갈린다는 것입니다
같은 국토부 문서인데 경찰서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인적사항만 가리고 전부 공개하는 곳이 있습니다. 저희가 대리한 사건에서 광주와 평택의 경찰서는 그렇게 처분했습니다.
반대로 실질적인 내용을 통째로 지워서 내주는 곳도 있습니다. 문서는 받았는데 정작 의심의 근거가 되는 부분이 빈칸입니다. 받으나 마나가 됩니다.
근거로 드는 조항은 대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입니다.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되면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라는 것입니다.
그 조항이 그렇게 넓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수사기록 중 의견서나 보고문서에 해당한다고 해서 곧바로 비공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실질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수사의 방법과 절차가 공개됨으로써 직무수행이 현저히 곤란해질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취지에서, 이 조항에 해당하려면 직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어야 하고 그 정도가 현저해야 합니다. 비공개로 지키는 이익과 공개로 얻는 알 권리·수사절차 투명성을 견주어 사안별로 판단합니다.
서류의 이름이 아니라 안에 담긴 내용을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보공개법 제3조는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공개가 원칙이고 비공개가 예외입니다. 예외에 해당할 때만 제14조에 따라 부분공개가 가능합니다.
수사의뢰서는 고소장과 성격이 다릅니다
사인 간 고소 사건에서 고소장을 청구하면 범죄사실만 나오고 고소 이유와 고소인 인적사항은 가려지는 것이 보통입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고소인 개인을 보호해야 하고, 고소인이 제시한 증거관계가 드러나면 피의자가 대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의뢰서에는 이 두 가지가 다 없습니다.
국가기관이 국민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는 문서입니다. 보호해야 할 사인 고소인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가려지는 내용이 전입신고 내역, 직장 주소, 청약 신청 시 본인이 입력한 주소지, 과거 청약 기록입니다. 전부 본인이 신고하거나 입력한 것이고, 이미 국토부가 확보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고쳐 쓸 수 있는 자료가 아닙니다. 국토부만 알고 피의자는 모르는 정보가 아니라, 양쪽이 이미 공유하고 있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입니다. 공개된다고 해서 증거를 인멸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할 여지가 구조적으로 없습니다.
이의신청 절차
부분공개나 비공개 처분을 받았다면 이의신청할 수 있습니다.
기한이 30일입니다. 정보공개 여부의 결정 통지를 받은 날, 또는 청구 후 20일이 지나도록 결정이 없는 경우에는 그 20일이 지난 날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기관에 문서로 신청합니다.
서식은 정해져 있습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지 제9호서식] 「정보공개 결정 등 이의신청서」입니다. 신청 이유는 별지에 따로 적으면 됩니다.
기관은 이의신청을 받은 날부터 7일 이내에 결정해야 합니다.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7일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관은 원칙적으로 정보공개심의회를 열어야 합니다.
기각되거나 각하되면 기관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결과 통지와 함께 알려야 합니다. 그 경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에 행정심판을 청구하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용된 사례
저희가 대리한 사건에서 한 경찰서가 실질 내용을 가린 부분공개 처분을 했습니다.
위 법리와 함께, 다른 경찰서들이 같은 국토부 문서를 인적사항만 빼고 전부 공개한 처분 결과를 첨부해 이의신청했습니다. 같은 문서를 두고 관서마다 결론이 갈린다는 사실 자체가 논거가 됩니다. 비공개할 정도의 사유가 실제로 있었다면 다른 곳에서도 같은 판단이 나왔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의신청은 인용됐고, 가려졌던 부분을 받았습니다.
순서를 바꾸지 마십시오
부정청약으로 경찰에서 연락이 오면 출석 일정부터 잡게 됩니다.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다만 일정을 정하기 전에 수사의뢰서부터 청구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앞서 본 기한을 더해 보면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청구에서 결정까지 최대 20일, 부분공개가 나와서 이의신청을 하면 결정까지 다시 최대 14일입니다. 출석일이 먼저 잡히면 그 문서를 못 보고 조사를 받게 됩니다.
받아본 결과 실질적인 내용이 지워져 있다면, 그 상태로 조사에 들어가는 것과 다투어 보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경찰 조사 전체 절차는 경찰조사 절차와 대응 페이지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구체적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본 페이지는 변호사 광고이며, 사건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최종 업데이트 2026. 08. 04. · 본 페이지 검토 변호사 홍성환 (광고책임변호사)
